시장의 관리 감독



시장(markets)은 재화와 용역을 사고 파는 곳이다.  팔겠다는 이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은 재화와 용역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그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시장에 뛰어 든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은 물건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그게 장인 정신이다.  돈을 아주 많이 벌려면 남들이 팔지 않는 물건을 혼자서 팔면 된다.  남들이 팔지 않는 물건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는 일과 그런 일을 잘 해내는 능력을 가리켜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내가 처음 내놓으면 누군가 흉내내어 똑같거나 더 나은 물건으로 바꾸어 내놓을 가능성이 늘 있다.  그걸 아예 또는 잠시 못하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특허다.  특허를 얻거나 특허와 상관없이 모방이 불가능한 물건을 팔면 된다.  그게 독점이다.

그러므로 돈을 버는 방법에는 분명 왕도가 있다.  장인이 되면 된다.  남보다 더 잘 만들어 팔면 된다.  하지만 더 큰 돈을 버는데는 장인 정신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유리하다.  아예 없는 시장을 만들어 자신이 왕이 되면 되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자 먹겠다는 독점욕이다.  독점이면 만사형통이다.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까지는 웬만큼 사회 생활을 한 사람이면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장인 - 기업가 - 독점으로 이어지는 돈벌이 수순 바깥에 또 다른 돈벌이 수단이 존재한다.  가장 확실하고 가장 튼실한 돈벌이 방법이.  그건 바로 '시장을 관리'하는 일이다.  이 일에는 장인 정신도 기업가 정신도 독점을 유지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다.  시장 뒤에서 조용히 돈을 챙기면 된다.

시장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증권 시장에서는 누가 돈을 벌까?  당연히 개미 투자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고액 투자자?  펀드?  증권사?  얘들은 분명 개미 투자자들보다는 돈을 더 많이 만질 수 있다.  그러나 증권 시장이라는 '시장'에서 보이지 않게 돈을 긁어모으는 쪽은 '증권거래소'이다.  그리고 '증권감독원'이 있다.  한쪽은 증권 시장이 잘 굴러가도록 유지 보수하는 역할을 하고 또 한쪽은 그걸 관리감독한다.  그러면서 돈을 챙긴다.  경마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마권을 사는 일반인이나 기수나 마주가 아니라 마사회이다.  주택시장의 진정한 승자는 내집 마련에 성공한 40대 가장도 아니고 수십 수백 억씩 꼬부치며 로비에 사활을 건 건설사도 아니다.  진정한 승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다.  외환위기 때조차 이렇게 관리하는 쪽은 돈을 번다.  자산관리공사가 그렇다.  특허로 가장 확실하게 돈을 챙기는 쪽은 변리사인 것처럼 어정쩡하게 시장에 참가하거나 새로 만들거나 그렇게 만든 것을 지키려고 아둥바둥하는 일보다 더 확실한 돈벌이는 어떤 식으로 생성되었는가에 상관없이 현존하는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임무로부터 나온다.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 보라.  어떤 일과 직업을 사람들이 선망하는지.

시나 군 공무원이라면 인허가 부서가 늘 짱이다.  하다 못해 동네 일식집부터 술집 등의 위생이나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감독하는 부서라도 가야 한다.  증권사 직원이 1등 신랑감 신부감이었던 우스꽝스러운 시절도 있었지만 진정 가야할 곳은 증권거래소나 증권감독원이다.  신한은행이 아니라 금융감독원이다.  금융결제원도 좋다.  현대건설에 입사하면 아파트를 한 채 그냥 주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 동기들 중에서 가장 운이 없어서 후진 직장에 간 녀석이 현대건설에 갔다.  몇년 위 선배들은 (주) 대우가 그런 곳이었다.  주공에 갔다면 어땠을까?  그냥 관리만 하는 일보다는 감독기능이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거래를 그냥 도와주는 일 따위는 사실 별게 아니다.  온 국민이 부동산 중개인이 되는 판국을 보라.  관리에 감독에 처벌까지 할 수 있다면 그건 천국이다.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잡아온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심하면 태클이 들어온다.  적당히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일반인의 이목을 끌지 않아야 한다.  정치적이기 때문에 또는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너무 많기에 너무 주목을 받아도 좋지 않다.  인권위가 그런 꼴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는 그다지 별 볼 일이 없지만 앞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 최고의 경제권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윤리적 타당성 문제는 일부러 적지 않았음.)

몇 달 전 후배와의 대화에 살을 좀 붙여서

by The3rdEye | 2006/01/19 11:57 | 메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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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eong at 2006/01/19 18:30
명쾌하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몇년전부터 행정고시 합격자들의 지원0순위에 올라가 있었다지요. 링크신고합니다.
Commented by 2008공인중개사 at 2008/07/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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